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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 소동

2012.07.06 06:57

백미경 조회 수:1974


수업예비종이 쳤는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일이니? 창밖을 보던 현영이가 "다들 무슨일인지 학교밖으로 나갔어요."
나도 살살 나가보니 5학년 아이들이 "선생님, 저기 언니들이 땅에 떨어진 새를 찾았어요.
 다쳤나봐요. 저희도 구경가도 돼요?" 하면서 달려왔다.
"그래, 가보자."
달려가니 커다란 나무 옆 담장 주변에는 6학년과 7학년 아이들이 몰려있었다.
우혁이의 비닐 장갑 위에 토실한 회색빛새와 얼켜있는 또한마리 죽은 새가 있었다.
처음 발견한 7학년들은 작은 아이들이 몰려와 구경하는 것이 못마땅한 지 연신 "너희들 왜 왔어?" ^^
먼저 죽은 새와 산 새발에 얼켜있는 끈을 잘라줬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전정가위를 건네주셨다.
자르고 나니 좀 푸드덕거리기도 하고 놀랬던 마음도 가라앉았는지 우혁이 손위에서 실례 했다.
우혁이가 놀래 땅에 새를 내팽개쳤다. 작은 몸짓에도 아이들이 함성을 질렀다.
주워서 종이상자에 담아 학교로 들어서니 다들 구경하려고 난리다.
"작고 정말 사랑스럽다."
그래 궁금하지. 다들 조금씩 보고나서 교실에서 편안한 상자로 옮겨 교무실로 후송조치.
다들 수업을 마치고 어떤 새인지 부엉인지 소쩍새인지 알아보다가 똑같은 사진을 발견.
소쩍새다! 게다가 천연기념물이다.
그래서 박지연샘이 전화로 물어물어, 픽업하러 온단다. 핸드폰 사진상으로는 황조롱이같다고.
황조롱이든 소쩍새든 다 천연기념물이라니. 오 흥분된다.
12시 가까이 돼서야 응급구조의사분이 도감을 들고 오셨다.
3,4,5 학년 아이들에 둘러싸인 할아버지 ^^ "소쩍새 맞고, 태어난 지 20일 밖에 안됐다.키워서 내보내줘야 한다."는 말씀.
"천연기념물이라 죽은 새도 함부로 할 수 없으니 주세요." 
깊이 나무 아래 묻어둔 5학년이 다시 돌무덤을 해치고, 할아버지는 나무주변을 살피신다.
둥지를 찾으시겠지.  
새도 귀엽지만 구경하는 너희들도 귀엽다.

나는 최초 발견자 7학년에게 " 아이스크림 쏜다.^^"